Coverstory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과 수능 시나리오

지난해 발표된 2015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2018년부터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문·이과 통합교육이란 말 그대로 문과와 이과로 구분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합해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다. 문·이과 구분 없이 기초 소양과 기초 학력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단계에서 배워야할 필수 내용인 공통과목과 학생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선택과목으로 교과가 구성된다. 문·이과 구분 없이 배우게 되는 공통과목은 통합과학, 통합사회, 그리고 국어, 영어, 수학, 과학탐구실험, 한국사 등이다.

엠베스트 이정선 책임연구원은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그 성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어떻게 연계시키느냐에 달렸다 "고 말했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이 2021학년도 수능에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공부법과 양에 방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고에서는 편의상 2학년 때부터 문과와 이과 중 하나를 선택해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문과생은 과학을, 이과생은 사회를 거의 배우지 않고 수능에서도 해당 과목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라 공통과목은 국어,수학,영어,통합사회,통합과학(이상 8단위),한국사(6단위)로 구성되며, 사회와 과학의 경우 문·이과 구분에 따른 지식편식 현상 해소를 위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새롭게 개발되어 과목간 경계없이 학습하게 된다. 통합사회는 지리, 일반사회(정치, 경제, 법 등), 윤리, 역사의 기본적 내용을 담고 통합과학은 물리Ⅰ,화학Ⅰ,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으로 구성된다.

선택과목은 심화된 학습과 학생 진로를 고려한 개인별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으로 구분되는데 일반선택 과목들은 각 교과별 학문의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목들로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 수학Ⅰ,수학Ⅱ,영어Ⅰ,영어Ⅱ,물리Ⅰ,화학Ⅰ,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 등을 포함한다. 일반선택 과목들의 대부분은 현재 수능 시험에 포함된 범위들이다. 진로선택과목은 교과 융합학습, 진로 안내학습, 교과별 심화학습, 실생활 체험학습 등이 가능한 과목들로 구성돼 수능과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낮지만 수능과목의 심화과목을 학습할 경우 수능시험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배운 고등학생이 수능을 치르게 될 2021학년도 수능부터는 모든 응시생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다만 수능 과목을 국·영·수·한국사·공통사회·공통과학 등 `공통과목` 6개로 한정할지, `선택과목`까지 포함할지 여부는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17년말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입시에 종속된 우리 교육의 구조상 수능의 변화에 크게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어서 벌써부터 사교육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현재로선 수능 시나리오를 예측해 볼 뿐이다. 엠베스트의 도움으로 4가지 형태로 예측 가능한 수능 개편안을 살펴보았다.

◇예상안1 공통과목안(공통과목(국·영·수·한국사+통합사회·통합과학)=6과목)

교육과정 개정 취지에 가장 부합되는 조합이다. 이 경우 수능 출제과목과 범위가 현저히 줄어 수험생의 학습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학교 수업이 공통과목 위주로 운영될 수 있어 선택과목의 수업차질이 우려되고 대학 모집단위별 변별적 적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이 대학 입학전 배워야 하는 수학과 과학 세부 과정들이 수능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대학 전공에 따라 별도고사 및 내신자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학생부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예상안2 사회(과학) 선택안(공통6과목+사회(과학) 선택=7과목)

통합과목과 일반 선택중 사회 또는 과학과목만 포함되는 수능 개편안이다. 이 안은 수험생들의 부담이 가장 큰 수학과목의 범위를 줄일 수 있고 대학이 요구하는 사회 과학적 지식을 수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학이 A형과B형으로 구분된 현재의 수능에서 수학을 공통수학으로 대체하고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추가한 수능 개편 안이다.

현 수능과 비교하면 모든 수험생들에게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추가되어 학습 부담은 커지지만 자연계열 지망 학생들의 수학부담은 줄어 자연계열에 유리한 수능이 될 수 있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학지식을 수능으로 확인할 수 없어 학생부 수학성적 반영이 불가피하다. 예상안 2와 마찬가지로 수능과 학생부 모두 철저히 관리해야 대입에 성공할 수 있다.

◇예상안3 선택과목안(공통6과목+수학 선택+사회(과학)선택=8과목)

국·영·수·사·과 통합과목과 일반 선택과목(수학, 사회 또는 과학 선택) 그리고 한국사가 포함된 수능은 현재의 수능과 큰 차이가 없다. 문과와 이과의 구분은 없지만 수학 선택과목과 사회 또는 과학 선택과목에 따라 문과와 이과로 학생을 구분할 수 있다. 수능이 이런 형태로 개편된다면 현재의 대입과 마찬가지로 수능과 학생부 모두를 잘 관리해야 한다. 수시의 비중이 늘고 있지만 정시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전공에 맞춰 학생 선발이 쉬우나 융합교육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예상안 4 대학지정안(공통6과목+대학지정과목=6+α 과목)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서 대학이 가장 우려할 부분은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기초지식을 갖췄는지 여부다. 특히 자연계열의 경우 고등학교 단계에서 배워야 할 수학과 과학지식을 수능을 통해 확인할 수 없어 전공에 따라 선택과목을 대학이 지정해 수능에 포함시키는 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현 수능 범위와 큰 차이는 없되 수능 선택과목이 전공 선택과 연계성이 커진다. 학생의 진로선택이 명확할 경우 현재 수능 범위와 큰 차이는 없어지기 때문에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밖에도 학생들의 문·이과 선택 기준은 사회·과학이 아닌 수학이라는 주장과 함께 대입 결과와 직결된 국·영·수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학교 현실에 대한 우려도 높다. 또한 수업량 과다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 수능안 확정까지 논란의 소지가 많다.수시로 변화하는 교육정책에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초·중·고 12년의 최종 목적지인 대입정보에 초점을 맞추는 거시적 안목이 요구된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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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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