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입을 위해 입시학원가를 찾는 재수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안좋은 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학원에 등록하는 재수생이 감소한 탓으로 분석된다. 일부 학원에서는 수강료 인하, 무료 수강 체험 등 학생끌기에 나서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학원 지원자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대학입시 학원가의 한 관계자는 29일 “다음달 중순 개강하는 대입 학원가의 수능 재수반에는 모집 신청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나마 대형 학원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10% 정도 줄어든 수준이지만 중소형 학원은 많게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대입전문 기숙학원도 지원자수가 뚝 떨어졌다.
학원가에서는 “대형 학원 2~3곳 말고는 학생모집이 시원찮다”고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2월 초 서울대 정시 합격자가 발표되면 학생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나 추가로 재수생이 나올 수 있다”면서고 “올해는 정시 발표가 끝나도 재수생 감소세는 변함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재수생 입시설명회도 예년보다 참석 인원이 많이 줄었다.
올해 유난히 재수생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경기침체의 영향이라는 게 학원가의 판단이다. 특히 일반 학원보다 비용이 몇 배나 드는 기숙학원의 경우 지원자 저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쉬운 수능’의 기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재수를 하더라도 시험을 더 잘 보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수 전문 기숙학원들은 최근 수강료를 크게 내리거나 1~2주 무료 기숙체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 내놓으면서 수강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 기숙학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학생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한 달 수강료를 10~20% 내리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면서 “규모가 작은 기숙학원은 문을 닫아야할 판”이라고 말했다.